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 VS 괴짜, 몽상가, 사기꾼, 냉혈한, 관종, 허풍쟁이, 문제적 기업가 등등...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에 대한 평가는 양 극단에 서 있다.
나는 일론 머스크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편이다.
불명예스러운 조롱과 비난 속에서도 결국은 놀라운 혁신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재활용 우주발사체...
업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치기어린 젊은 벼락부자의 공상적 취미생활일 뿐이라고들 했지만, 결국 수십년 간 소수 대기업들만이 영위해 온 자동차와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의 팬이 됐고,
평소 그가 만들어 낸 뉴스에 관심이 있던 탓에 남들보다 그의 생애와 성취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세계적인 전기 전문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이 출간한 일론 머스크의 공식 전기다.
읽어 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73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에 손을 대기가 부담스러웠던데다가, 가격(38,000원)도 비싼 탓에 재미 없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 사기를 망설였다.
그러던 연말 어느날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이 다시 눈에 띄었고 충동이 일었다.
그리고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긴지 일주일 만에 어느새 큰 여운 속에 마지막 장을 넘겼다.

책을 덮으며 그에 대한 나의 지식이 아주 피상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일론 머스크라는 한 인간 뿐 아니라 테슬라도, 스페이스X도, AI도, 화성에 인간 거주지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그 본질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그가 인류 앞에 펼쳐 놓을 미래가 무엇이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저자 월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를 쓴 사람이자 CNN 회장, 타임지 편집장을 엮임한 유명 언론인 출신이다.
아이작슨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일론 머스크와 밀착해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그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아이작슨은 <일론 머스크> 집필을 위해 2년 동안 일론 머스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론 머스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내밀한 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일론의 아버지, 어머니를 포함한 일가 친척들, 부인과 여자친구들, 친구들, 사업 과정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 등 130여명의 주변인을 인터뷰했다.

이처럼 다양하고 깊게 그를 분석한 아이작슨은 대중이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피상적인 면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나 처럼 일론 머스크를 최고의 혁신가라고 칭송한다.
반면, 누군가는 그에 대해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악마 같은 독재자라고 평하기도 한다. 허풍과 충동적인 말실수 때문에 하룻밤에도 수조 원씩을 날려 버리는 미친사람이라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그는 인정한다. 자신이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아이작슨은 일론 머스크의 이런 면에 대해
“과연 그가 괴팍하지 않았다면 우리를 전기차의 미래로, 그리고 화성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라고 되묻는다.
이따금 일이 잘 안될 때 "악마"와 같이 변하는 모습과 몇날 며칠을 모든 일상을 버리고 오직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는 열정을 빼놓고는 일론 머스크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작슨은 이런 그의 모습이 어린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폭력적인 사회 분위기와 못된 아버지가 그의 무의식 감정을 지배하며 공감능력을 상실하게 한 영향이라고 본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의 그런 냉정한 성향이 사업가로서의 장점으로 발휘되어 극한의 리스크를 즐기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해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책 <일론 머스크>는 일론의 어린 시절 부터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믿기지 않는 성취를 만들어 낸 전 과정은 물론 최근 트위터를 인수하며 보여 준 좌충우돌 행보 등 아주 최근의 일까지 기록되어 있다.
최근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이야기와 휴머노이트 로봇 '옵티머스' 2세대,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십'을 완성하기 위한 도전기도 볼 수 있다.

인류의 미래를 궁금해 하는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